그리고

2009-08-28 11:44 +09:00

블로그를 정리하려고 했다.

근데 2006년에 쓰여진 첫 글을 보고서 너무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우선 모든 글을 비공개로 돌려두었다.

그리고 2006년에 내가 그 이전의 글을 전부 지워버린 것을 후회했다.

그때는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도저히 지울 수가 없다.

그때 생각을 하면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약간은 심난해진다.

2006년, 고2때부터 지금까지 꽤 많은 일이 있었다.

특히 입시를 거치면서 꽤 많은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요즘들어서 옛날생각을 가끔 한다. 옛날이라고 해봤자 2007년이다.

고3의 가을날이 생각나려고 하는 계절이 또 다가오려 한다.

요즘 고3때 다녔던 독서실의 앞을 지날 일이 많다.

그 때를 생각하면 돌아가고 싶기도, 돌아가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 치열했던 입시를 다시 하고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지만

가끔 새벽 1시쯤 독서실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던 그 기분

약간은 쌀쌀한 가을날 피곤하지만 약간의 달성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느끼면서 집까지 오던 때의 약간은 설레이던 느낌,
새벽 한시에 독서실을 지날 일이 이젠 술마시고 집까지
걸어올 때 밖에 없어진 지금에 와서는 그리워진다.
치열하지 않으면 젊음이 아니다, 라는 말을 어디선가 줏어들었다.
하지만 치열했던 당시는 젊다기 보다는 너무 어렸다.

그리고 젊다라고 할 수 있는 지금은 치열하지가 않다.
치열하지 않은 나를 감추려고 그럴싸한 것들로 포장을 하고있는 느낌이다.
남들에게 뭔가 보여지는 데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사실은 자기 자신이 공허한 사람이다.
2007년의 가을에, 힘들고 힘든 입시중에, 주위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고
대부분의 시간에 독서실에서 혼자 시간을 보냈던 그 때보다
사람도있고, 시간도있고, 돈도있고, 주위 사람들로부터의 시선도 있는 지금이
훨씬 더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대체 뭘까.
이런 느낌때문에 이제와서야 중고등학교때 생각도 자꾸 나고
친구들생각도 자꾸 나고 그러는 걸지도 모르겠다.
사실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한없이 밝게만 살고싶었는데

밝아질수록 점점 더 공허해지는 느낌이다.
잠깐동안은 주위사람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것으로
약간은 더 자유롭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요즘은 자유와 행복은 항상 비례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이런 글을 쓰는 것도 괜히 사람이 진지해지는 새벽 3시쯤이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술을 마시고싶다.
밝은 분위기 말고, 시끌벅적한 분위기 말고, 진심으로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진심으로 대화할 수 있는 누군가와 술을 마시고싶다. 글로는 표현하기가 너무 힘이 든다.

갑자기 이런 글을 쓰려니까 사실 뭐 어떨지 모르겠다.
내일 낮에 읽으면 또 손발이 오그라들지도 모르겠다.
그냥 괜히 밤에 진지해져서 대충 있어보이게 쓴 글이라고 생각하면 딱 맞을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이런 글을 조금씩 쓰게 된다면 비공개로 쓸까..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냥 내가 나한테 말하는 것 보다는 그냥 누군가라도 혹시라도 보면

약간이라도 속이 후련할까 싶어서 서로이웃 공개로 해봤다.
그리고 이런 글들을 보이기 망설여지는 사람들을 정리했다.
그냥 뭐 그런 거다.
어차피 리플도 못달고 최근 방문자, 최근 리플 그런것도 메뉴에서 다 떼버렸다.
누가 오고 누가 보고 그런걸 알 방법이 없으니 차라리 후련하기도 하고, 보는사람 입장에서도 편하겠지. 답글도 못다니 이제 남길말 있으면 안부게시판에 남겨주면 좋겠다.

그쪽이 남기는 쪽에서도 좀 더 편하려나. 뭐 여튼 그렇다. 잠이나 쳐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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