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012-10-29 03:20 +09:00

 아직 10월말이고 두달정도가 남기는 했지만, 올해는 참 많은 것을 얻었으며, 많은 것을 잃은  한해가 될 것 같다. 나는 최대한 삶을 단순화시켜야 한다는 철학이 있는데, 이 것은 내가 동시에 여러 일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시에 하는 일이 너무 많아지면, 마치 컴퓨터에 있어서 램이 부족할 때 처럼 모든 일에 성능 저하를 일으킨다. 또한 나는 내 자신조차 나를 인정하지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자신이 한 일에 대해 가능하면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이런 삶의 방식은 결과적으로 고집으로 이어지기 쉽고, 또한 생활에 있어서 여러 잔가지들을 쳐내버리게 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런 잔가지들은 한때는 나에게 있어서 아주 소중했던 것들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나는 지금의 내 생활에 만족한다. 군더더기 없으며 깔끔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한때 나에게 있어서 소중했던 것들에 대해서 추억하다보면, 그것들을 쳐내버렸던 것이 과연 옳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물론 쳐내버렸던 것들을 다시 주워담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것에는 비용이 든다. 간단한 일이면서도, 피곤한 일이다. 얼마전에 그림을 잠깐 그려보다가 그만두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은 즐겁지만, 이 역시 피곤한 일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일들도 충분히 즐겁다.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면, 그것을 배우는데 드는 시간과 그것을 배움으로써 얻는 즐거움을 거울질하게 된다. 쳐내버렸던 것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드는 시간과 그것을 다시 함으로써 얻는 즐거움을 저울질하면, 결국엔 쳐내버리는 것이 옳았다는 결과에 도달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지금 하고있는 이 적지만 즐거운 일들이 더 좋다. 나는 여러개를 동시에 잘할만큼 유능하지는 못하다. 그리고,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고, 어떤 일은 잘 못하는지 안다. 잘 못하는 것을 잘하게, 혹은 남들만큼은 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꽤 낭비라고 생각한다. 그냥 어느정도 수준에 만족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나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하고싶은 것만 하고,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일들은 가차없이 생활에서 제외해버렸다. 그러다보니 약간 뭐라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외로워졌다. 옛날부터 그랬지만 나는 정말 친한 사람이 적다. 그렇다고 외톨이거나 한건 아니었는데, 한 반으로 치면 대부분의 애들이랑은 사이가 좋았고, 그중에 5-6명하고는 꽤 친했으며 그 안에서도 2-3명정도는 진짜 친한 친구였던 정도라고 해야될것 같다. 인간관계를 딱 잘라서 계급화 하는 것도 웃기지만말이다. 근데 요즘 생활하면서는 진짜 친한 사람을 잘 못만들게 된 것 같다. 전보다 사람들하고 대화도 잘 하고 놀기도 잘 노는데 그 이상으로 친해지는게 너무 어렵다. 내가 너무 부끄러워할 거리가 많은 사람이 되어버려서, 그 두려움때문에 더 친해지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남들을 위해서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하는 건 더 싫다. 결국 나는 요즘 내 자신을 생각보다 떳떳하다고 생각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잠이나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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