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영국에서 체류한지도 5달이 되어간다. 사실 5달을 장기간이라고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5개월은 생각보다 몹시 빠르게 지나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된다. 이번에는 주로 한국과 비교하면서 느끼는 생각들을 오랜만에 정리해볼까 한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 한국에 대한 불만이 꽤 많은 편이었다. 이 것은 꽤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한국에서 오래 지내다보니 한국에 대한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주제는 보통 부정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나는 어느새 외국에 대한 모종의 동경같은 것을 가지게 되었다. 예컨대 자주 여행을 다녔던 바로 이웃의 선진국인 일본이라던가, 이야기로만 들었던 실리콘밸리의 근무환경이라던가 하는 것이 그런 부분이다. 항상 외국은 저렇게 완벽한데, 저렇게 깨끗한데, 저렇게 쾌적한데, 왜 한국은 그렇지 못할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곤 했다. 우리나라보다 못한 나라도 있기 때문에 만족해야한다는 생각은 1g도 들지 않았다. 우리보다 못한 나라랑 비교하는 것은 정말로 아무런,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국에서 체류중인 지금은, 다른 나라라고 정말로 완벽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한두달간은 정말로 완벽했다. 쾌적한 환경, 친절한 사람들, 맛있는 맥주(음식이라고는 말을 하지 않겠다) 등 모든 것이 완벽했다. 마치 여행을 다니고 있는 것 처럼. 하지만 그 이후에는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다. 오래 지내다 보니 이런 저런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에 대한 불만이 조금 생겼다. 예컨대 물가라던가, 이런 저런 부분에서 느끼는 불편함이라던가, 날씨라던가 하는 것들이다. 생각보다 외국인으로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은 여행자로 여행을 다니는 거랑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그리고 문득, 어떤 나라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 사람들은 영국에 대한 불만이 많이 있었다. 영국은 선진국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보다 월등한 수준의 행복한 삶을 산다(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이 딸린 자신의 주택에서 한국에선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페이를 받으며 펍과 카페에서 느긋한 시간을 즐기며 살아간다. 한국에서 바라보자면 일종의 이상과도 같은 풍경이다. 하지만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순간 그 외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영국인들은 영국의 정치에 불만이 많다. 이건 비단 영국인뿐 아니라 내가 여기서 만난 수 많은 외국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다. 자국을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자국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불만이 있었다.

오늘은 혹시 내가 찾고자 하는 이상적인 나라는 정말 이상적인 것이고, 다른 어떤 나라라도, 캐나다도, 미국도, 독일도, 그 외에 내가 생각하는 어떤 나라라도 결국에는 지내는 동안 적응하게되고, 그 사이에 불만을 품게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결국 다 똑같다는, 그런 속편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영국은 한국보다는 훨씬 나은 나라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세계 어느 곳에서도 내가 상상하는 행복을 찾을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더니 마음이 약간 먹먹해졌다.

물론 경험하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라고 여전히 생각한다. 더 좋은 곳, 더 좋은 환경은 내가 하기 나름이라고 여전히 생각한다. 아직도 나는 여러 나라를 더 겪어보고싶다. 여행이 아니라, 실제 삶을 겪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곧 만으로 25살이 되지만, 아직은 뭔가 더 유연한 삶을 살아보고 싶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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