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자와 호노부의 ’리커시블’에 대한 독후감상문입니다. 가능하면 스포일러가 없이 쓸 생각이지만, 그렇게 될 지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스포일러가 걱정되시거나, 선입견 없이 책을 읽고 싶으시다면 아래 내용을 읽지 마세요.


오늘 우연히 홍익문고를 갈 일이 있었다. 마침 시간이 생겼는데 마침 또 홍익문고의 앞이었을 따름이다. 나는 서점에 가면 주로 라이트노벨이나 미스테리를 산다. 오늘은 관심있는 라이트노벨의 신간이 없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서점에 들어설 때 부터 요네자와 호노부를 사자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요네자와 호노부를 접한 것은 ’빙과’를 통해서이다. ’빙과’도 사실은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접했고, 그 이후에 소설을 사서 읽었다. ’빙과’는 굉장히 라이트한 일상형 미스테리에 속하는데, 과장해서 말하면 ’어찌되어도 좋은 일’에 대한 미스테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네자와 호노부에 대한 선입견이 조금 있었다. ’이 작가는 라이트한 미스테리를 쓰는 작가’라는 그 선입견은 다음으로 작품인 ’야경’에서 산산히 깨어진다. ’야경’은 꽤 무섭고 소름이 돋는다.

오늘 사온 그의 소설 두 권 중 첫번째는 ’리커시블’이다. 사실 프로그래머에게 재귀라는 단어는 익숙하다. 하지만 소설 제목으로 쓰이면 어떤 의미일지 예상이 잘 안된다. 심지어는 읽은 이후에도 여전히 조금 아리송한 느낌이다. 내용이 재귀라는 단어에 아주 잘 들어맞는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뭐 어떤가. 소설은 숨막히게 재미있었다.

사실 읽기 전에는 읽자마자 독후감을 쓰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읽고 나서는 이 느낌이 사라지기 전에 감상문을 쓰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께름칙함을 빨리 표현하고 싶었다. ’리커시블’은 조금 뒷맛이 께름칙하다. ’빙과’나 ’야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처럼 아주 시원한 느낌은 아니어도 어느정도 마무리가 분명한 편이었다. ’리커시블’의 경우에는 다소 그렇지 못하다. 어느정도 오픈 엔딩이다.

내용적으로 보자면 사실 결말의 큰 그림은 중간에 예상할 수 있었다. 작가가 워낙 많은 장치를 해두었기 때문에 누구라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자잘한 부분에서의 재치가 만족스러웠다. 결정적으로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배경묘사가 흡입력이 있었다.

요네자와 호노부는 책을 읽을수록 ’난 이런 글도 쓸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전에 갖고있던 선입견이나 기대를 가차없이 부수고 전혀 새로운 경험을 준다. 다음에 읽을 그의 책인 ’왕과 서커스’도 소재가 꽤 신선하다. 그가 앞으로는 어떤 글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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